체력 걱정 없는 지리산 여행, 기차 타고 노고단 가는 법
등산은 어렵고 숨이 찬다는 생각에 늘 망설였던 나. 하지만 지리산 노고단은 그런 나 같은 사람에게도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말 그대로 ‘친절한 산’이었다.
자동차 없이도 충분히 갈 수 있는 코스, 그리고 고생 없이 만날 수 있는 지리산의 풍경. 이 글을 통해 기차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리산 노고단을 여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노고단은 어떤 곳?
지리산 노고단(1,507m)은 지리산국립공원의 동쪽 초입에 위치한 완만한 고개다. 지리산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 봉우리로 꼽히지만, 다른 봉우리들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며 탐방 예약 후 차량으로 해발 1,400m까지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지점이다. 고산지대 특유의 맑은 공기와, 끝없이 펼쳐진 능선 풍경을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어 초보자나 체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
기차 + 버스로 가는 기본 여정
1. KTX 또는 일반 열차 이용 → 구례구역 하차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용산역에서 구례구역까지 KTX(남도해양열차)나 무궁화호를 이용하면 된다.
KTX 소요시간: 약 2시간 40분
무궁화호: 약 3시간 40분
요금: KTX 기준 약 *만 원 중반
구례구역은 지리산의 대표 관문 도시인 ‘구례군’의 기차역이다.
2. 구례구역 → 구례공영버스터미널
기차역에서 바로 지리산으로 가는 버스는 없기 때문에, 구례공영버스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택시: 약 10분 (요금 약 8,000원)
버스: 1번, 2번 시내버스 이용 가능 (약 20분)
3. 구례버스터미널 → 지리산 성삼재 주차장 (노고단 탐방지원센터)
성삼재는 노고단으로 향하는 최종 차량 접근지점이다.
직행버스: 1일 2~3회 운행 (성수기에는 증편 가능)
소요시간: 약 1시간
요금: 약 5,000원
성삼재에 도착하면, 탐방예약 확인 후 바로 입장 가능하다.
노고단 탐방 예약은 필수!
노고단 정상부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탐방예약제가 시행되고 있다.
예약처: 국립공원공단 탐방예약시스템
예약 기간: 원하는 날짜의 30일 전부터 가능
인원 제한: 일일 약 1,000명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므로 미리미리 확인하고 예약해야 한다.
체력 부담 없이 걷는 노고단 코스
성삼재에서 노고단 정상까지는 왕복 약 3.4km 거리.
편도 1.7km
평균 소요시간: 약 1시간 30분 (왕복 기준)
고도 차: 약 100m
경사가 거의 없는 나무 데크길로 되어 있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펼쳐지는 지리산의 운해, 능선, 고산 초원의 절경은 ‘등산을 못하는 사람’도 충분히 감동할 수 있는 풍경이다.
간단한 팁
대중교통 시간표는 미리 확인하자. 특히 구례 → 성삼재 버스는 하루 몇 회뿐이다.
성삼재에 도착하면 화장실, 매점 없음. 식수와 간단한 간식은 반드시 준비하자.
날씨에 따라 안개가 자주 끼니, 조망을 원한다면 오전 시간대를 추천한다.
노고단 외에도 구례읍에는 온천, 화엄사, 섬진강 자전거길 등 다양한 관광지도 많아 1박 여행도 좋다.
나는 지금도 지리산 노고단에서 마신 그 공기, 걸었던 나무길을 기억한다.
숨이 턱 막히는 험한 산행이 아닌, 천천히 걷고, 쉬며, 바라보며 온몸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
등산을 잘 못해도 괜찮다. 기차와 버스를 타고, 조금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그 특별한 자연이 노고단에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