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식목일은 ‘쉬는 날’이라는 인식이 먼저 떠올랐던 기억이 있다.
매년 4월 5일이면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들뜬 하루였고, 왠지 모르게 봄 햇살도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날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식목일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고, 이제는 평범한 하루처럼 지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4월이 되면 ‘아, 식목일이 다가오네’ 하는 생각이 들고, 자연스레 나무와 흙,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식목일은 단지 나무를 심는 날이 아니다.
우리나라 산림녹화를 위해 국민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날이다.
대한민국은 1950년대 전쟁 후 황폐화된 국토를 복구하기 위해 1949년부터 식목일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했다.
그 결과, 현재 우리가 누리는 푸른 산과 울창한 숲은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의 산물이다.
올해 식목일을 맞이하면서 문득, 나도 나무 한 그루를 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에 흙을 묻히고, 작은 묘목을 땅에 심고, 물을 주며 마음을 담아 키워보는 그 과정이 왠지 위로가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파트에 사는 나에겐 나무를 심을 마땅한 공간이 없다.
작은 화분 하나 놓기도 벅찬 현실 속에서, 나무를 심겠다는 생각은 왠지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다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꼭 땅에 직접 나무를 심지 않더라도, 식목일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작은 화분이라도 정성껏 가꾸거나, 나무 심기 캠페인에 후원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아니면 단순히 식목일의 의미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행동이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점점 더 회색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그런 세상 속에서 한 그루의 나무는 그저 초록이 아닌, 마음의 쉼터이자 공기와 생명을 지키는 존재다.
그래서 식목일은 단순히 나무 심는 날이 아닌,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소중한 날이다.
올해 식목일엔 나무 한 그루를 마음속에라도 심어보자.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초록을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