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걷다가 문득 생각난 공간이 있었다. 바로 7호선 자양역 3번 출구와 연결된 뚝섬한강공원 자벌레. 자벌레는 외관부터 인상적인 구조로,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공간이다. 뚝섬한강공원 안쪽, 강 위로 툭 튀어나온 듯한 길쭉한 원통형 건축물. 보는 각도에 따라 진짜 애벌레처럼 느껴지기도 해, 이름 그대로 ‘자벌레’라고 부르기에 참 잘 어울린다. 예전에는 한강 산책이나 자전거를 타다가 덥거나 지칠 때, 자벌레 안으로 슬쩍 들어가 잠시 쉬곤 했다. 내부는 시원하고 조용했으며, 특히 작은 도서관과 라운지 공간이 있어서 한강의 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는 시간이 꽤나 호사스럽게 느껴졌다. 도심 속에서, 그것도 강변 한가운데서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