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는 책 속에서, 어른들의 말 속에서 옳고 그름에 대해 배웠다. 남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살고, 함께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 초등학교 도덕 시간에 읽던 이야기책에는 늘 정의로운 인물이 등장했고,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부는 결국 무너진다는 교훈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자본주의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 살아가다 보면, 그때 배웠던 가치관과 지금 현실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함을 체감하게 된다. 가장 먼저 마주치는 건 ‘성과 중심 사회’의 날카로움이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종종 묻히고, 돈을 많이 벌면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살았는지에 대한 평가는 흐릿해진다. 심지어 때때로 ‘잘못된 방법으로라도 돈을 벌었으니 능력 있는 것’이라는 식의 왜곡된 시선까지 존재한다.어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