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또 생각나는데 요즘은 혼밥을 잘 못하겠다.물결처럼 밀려오는 봄바람 속, 쿠우쿠우에서 우연히 맛본 멍게롤은 내게 바다의 향기를 입안 가득 안겨주었다. 얇게 썬 감태 위에 고명처럼 얹어진 멍게 한 점. 그 한입이 내 입맛과 취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사실 멍게는 그동안 즐겨 먹는 해산물은 아니었다. 특유의 향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고, 식감도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태와 만난 멍게는 전혀 달랐다. 두 재료가 만난 그 조합은 마치 바다를 통째로 삼킨 듯한 느낌을 주었고, 나도 모르게 "멍게, 이렇게 맛있었나?" 하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감태는 김보다 얇고 부드러우며, 특유의 녹색빛과 은은한 바다 내음이 매력적이다.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감태는 강한 개성을 가진 멍게의 향을 부드럽게..